Last edit : Jan 2020
호텔 소울즈 회고(1) 시작

그럼 만들면 되지!

본래 호텔 소울즈는 2017년 상반기, 내가 C#에 대해서 거의 모르던 시절에 시작한 프로젝트다. (아마 유니티 수업이었다고 기억하는) 미대 수업이 끝난 후 강의실에서 낙서를 하며 수다를 떨다가 토트(호텔 소울즈의 아트 전체를 맡은 절친)가 호텔이 배경으로 나오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소리를 했고, 유니티에 갓 발을 들인 나는 “그럼 만들면 되지!”하는 소리를 하고 말았다.

사실 이 당시에는 간단하고 짧은 게임을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튼 꼬물꼬물한 귀여운 그림들이 움직이고 물건들과 인터랙션을 하는 것이 신이 난 우리들은 조금씩 게임을 만들어 나갔다.

그렇지만 완성은 힘들어

그렇지만 많은 프로젝트가 그렇듯이 호텔 소울즈도 시간이 갈수록 힘이 빠지게 된다. 그야 별다른 동기나 마감 기한도 없고 그냥 좋아서 시작한 프로젝트니… 과제와 시험 등에 밀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프로젝트를 끝내지 못하면 여태까지의 노력을 허사로 만드는 일이 되기에 우리는 완성을 할 동기가 될 일들을 찾기 시작했다. 우리가 친한 친구였기 때문에 서로의 노력을 허사로 만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아마 서로가 일을 하게 한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싶다.

당시 토트는 텀블벅에 이미 한 번 책을 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텀블벅을 해 보자는 얘기가 나오게 되었다. 우선 모르는 분들이 우리 게임에 돈까지 내고 후원해 주신다면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프로젝트를 끝낼 거라는 생각이 있었고, 당시 대학생이었던 우리의 자금으로는 도저히 사운드트랙 외주를 맡길 수 없기도 했다. 약 1년간 일하면서 카페에 쓴 돈도 적지 않았고… 약간의 사심으로는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게임에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사비로 만들기는 불가능한 굿즈들도 만들고 싶었다.

우리는 교내 소모임 전시인 <퓨휴전>을 목표로 삼고 플레이 가능한 프로토타입을 만들기로 마음 먹었다. 그 후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회의 겸 작업을 진행했고 무사히 <퓨휴전>에 프로토타입을 전시하게 된다.

그리고 텀블벅이…

그리고 텀블벅에 150만원을 목표로 후원 게시글을 올리게 된다. 당시에는 덜덜 떨면서 150만원 안 모이면 어쩌지… 라고 생각했으나 결론적으로 우리는 2085명의 후원자분들께 2천만원이 넘는 금액을 모으게 되었다. 후원자 여러분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당시 나는 대단히 기쁘긴 했으나 동시에 굉장히 당황스럽고 두려웠던 것 같다. 어? 이게 이렇게 커질 프로젝트가 아니었는데? 당시 제시한 플레이시간이 짧다는 비판의 소리도 있었기에 모인 금액에 걸맞는 아웃풋을 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우리는 결국 기획에 살을 덧붙이며 게임을 크게 갈아엎었고, 그 때문에 출시일도 미뤄지게 되었다. 다행인 점은 2019년엔 졸업전시에 <호텔 소울즈>를 써도 좋다는 허락을 교수님께 받아서 졸업과제와 게임 개발을 동시에 하게 되는 불상사는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얼리억세스 출시 전에는 3일 정도 잠을 안 자고 계속 코딩만 했던 것 같다. 졸업 전시 당일 저녁 홍대의 한 카페에서 이젠 정말 출시할 때라고 결정한 순간, 손을 덜덜 떨면서 토트와 publish 버튼을 눌렀다. 그냥 이렇게? 이제 정말 출시가 된 거라고? 하는 비현실적인 감각을 느끼며 집에 간 게 기억난다.

정식 출시

그 후 졸업을 한 우리들에겐 생각치도 못한 변수가 있었다. 바로 취직이었다. 졸업전시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었던 2018년과 다르게 2019년은 우선 아트 전체를 맡은 토트가 졸업 직후 취직을 해 버려서 일을 많이 맡을 수가 없었다. 나도 개발자로서 취업을 준비하면서 알고리즘 스터디 등 다른 일이 많기도 했고… 그렇지만 결국 힘내서 2019년 안에는 꼭 정식 출시하자는 목표를 달성했다! 2019년의 마지막 날이긴 했지만😊

게임을 출시하면서 인디 개발자에겐 개발 외에도 정말 힘든 일이 많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되었다. 정말 시작할때는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었다. 이 얘기는 다음 회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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